뉴욕 한복판에 사람 손으로 만든 숲이 있습니다. 센트럴파크입니다. 가을이 되면 이 숲에서 센트럴파크 단풍이라는, 어디에도 없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설악산도 아니고 퀘벡도 아닌, 마천루 사이에서 보는 단풍입니다.
1850년대, 뉴욕 한복판에 심은 숲
센트럴파크는 원래 있던 자연이 아닙니다. 1853년 뉴욕시가 땅을 사들이고,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와 캘버트 보(Calvert Vaux)가 설계한 “그린스워드 플랜”이 1858년 당선되면서 통째로 조성한 인공 공원입니다.
그 안에 단풍나무, 참나무류, 미국느릅나무 같은 나무를 종류별로 심어 숲을 만들었습니다. 백 년도 훨씬 더 지난 지금, 이 나무들이 가을마다 도심 한가운데서 단풍을 만듭니다.
센트럴파크 단풍이 가장 좋은 시기
일반적으로 단풍이 돌기 시작하는 시기는 10월 중순이고, 절정은 10월 말에서 11월 중순 사이입니다. 더 몰의 느릅나무가 완전히 금빛으로 물드는 11월 중순 무렵이 흔히 말하는 “가장 좋은 순간”입니다.
| 시기 | 상태 |
|---|---|
| 9월 말 ~ 10월 초 | 대부분 초록, 일부만 변화 시작 |
| 10월 중순 ~ 하순 | 노란빛이 돌기 시작 |
| 11월 초 | 주황·빨강이 본격적으로 나타남 |
| 11월 중순 | 더 몰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절정 |
| 11월 하순 | 절정은 지났지만 여전히 볼 만함 |
그 해 태풍이나 강한 비바람이 한 번 지나가면 잎이 예상보다 일찍 떨어지기도 합니다. 방문 며칠 전에는 그 해 단풍 소식을 한 번 더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사진 찍기 좋은 곳 다섯 군데
1. 갭스토우 브릿지 (Gapstow Bridge)
더 폰드(The Pond) 위에 놓인 작은 돌다리입니다. 다리 너머로 미드타운 고층 빌딩이 함께 잡혀서, 단풍과 도심을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는 자리로 꼽힙니다.
2. 더 몰 (The Mall)
양옆으로 미국느릅나무가 늘어선 산책로입니다. 리처드 기어와 위노나 라이더가 나온 영화 “뉴욕의 가을”(Autumn in New York, 2000)에서 주인공이 가을 공원을 걷는 장면을 이곳에서 찍었습니다.
3. 베데스다 테라스 (Bethesda Terrace)
돌계단과 분수 주위로 단풍이 두릅니다. 금빛 나뭇잎과 사암 색 석조물이 어우러져 사진에 색이 특히 잘 살아납니다.
4. 더 레이크 (The Lake)
호수에 단풍이 그대로 비칩니다. 바람이 잔잔한 아침이면 물에 비친 색까지 두 배로 담을 수 있습니다.
5. 보우 브릿지 (Bow Bridge)
더 레이크를 가로지르는 철제 다리로, 같은 영화에서 두 주인공이 헤어지는 장면도 이 다리에서 찍었습니다. 다리 위에서 보는 풍경과 다리를 담아 찍는 풍경 둘 다 좋습니다.
위도는 서울보다 살짝 높은 도시
뉴욕은 서울보다 위도가 살짝 높아, 여름은 서울보다 조금 덥고 겨울은 조금 더 춥습니다. 아침저녁의 쌀쌀함과 낮 동안 반팔을 입을 만한 더위를 오가는 일교차 속에서, 온전한 뉴욕을 느끼는 데에 가을 단풍까지 보너스로 얹히는 셈입니다.
그래도 가을에 뉴욕에 와야 하는 이유
더 화려하고 웅장한 단풍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설악산도, 오대산도, 뉴햄프셔도, 퀘벡도 있습니다. 그런데 도심 빌딩 사이로 난 단풍길을 걷다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마주치는 경험은, 뉴욕에서만 가능합니다.
센트럴파크 단풍만 보시려면 혼자 아침 일찍 천천히 걸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아침 햇살은 사람이 적을 때가 제일 좋습니다. 다만 하루 안에 타임스스퀘어, 소호, 브루클린까지 함께 보시면서 센트럴파크는 그중 한 곳으로 들르고 싶으시다면 맨해튼 8시간 투어에서 원하시는 만큼 시간을 드립니다.
저는 이 도시에서 가장 뉴욕다운 순간이 단풍철의 센트럴파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낭만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걸으시면 더 좋겠습니다.
2026년 9월 기준 · Central Park Conservancy 공식 자료와 영화 촬영지 기록을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요금과 운행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직전에 한 번 더 확인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