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강 건너에서 본 맨해튼 미드타운

공항에서 무엇을 타고 갈까 — 겪어보면 다릅니다

지하철 · 버스 · 우버 · 한인택시, 값표에 안 나오는 것들

· 나의뉴욕 MYNY Travel

요금표는 인터넷에 다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그 표에는 계단이 몇 개인지, 비 오는 날 앱이 얼마를 부르는지, 차 안에서 무슨 냄새가 나는지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매주 공항에 나가는 사람으로서, 값표에 안 나오는 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공항에서 맨해튼으로 들어오는 방법은 크게 넷입니다. 지하철, 버스, 우버·리프트, 한인 택시. 요금과 소요 시간은 공항별로 정리한 글에 표로 만들어 두었으니 숫자가 필요하시면 그쪽을 보시면 됩니다.

이 글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타 보면 어떤가. 그리고 첫날 두어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가.

지하철 — 싸고 막히지 않습니다. 대신 계단이 있습니다

가장 저렴합니다. JFK에서 에어트레인과 지하철을 이어 타면 $11.75, 뉴어크에서 NJ 트랜짓을 타면 $17.25입니다. 도로 정체를 아예 겪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한 장점입니다. 러시아워에는 택시보다 빨리 도착하는 날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내릴 때까지 캐리어를 계속 끌고 다녀야 합니다.

한국 분들이 가장 모르고 오시는 것 하나 — 뉴욕 지하철 역의 상당수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뉴욕 지하철은 100년이 넘었고, 전체 470여 개 역 가운데 휠체어로 접근할 수 있는 역은 아직 절반이 안 됩니다. 서울 지하철을 생각하고 오시면 반드시 당황하십니다. 23kg짜리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구간이 한 번은 나옵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뉴욕 지하철역의 바닥과 계단은 늘 깨끗하지 않습니다. 특히 늦은 시간, 특히 환승 통로가 그렇습니다. 그 위를 캐리어 바퀴가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 캐리어를 하룻밤 묵을 호텔 방으로 그대로 끌고 들어가게 됩니다. 침대 옆에 눕혀 놓고 여시게 되고요. 이건 아껴지는 돈으로 계산이 안 되는 부분인데, 미리 생각해 보신 분은 거의 없습니다.

권해 드리는 경우 — 혼자 오시거나, 배낭 하나 또는 기내용 캐리어만 있거나, 낮에 도착하셨을 때. 이때는 정말 이게 낫습니다. 괜히 돈 쓰실 필요 없습니다.

공항버스 — 짐을 내려놓을 수 있지만, 계속 신경 쓰이게 됩니다

뉴어크 공항에서 맨해튼으로 오는 뉴어크 에어포트 익스프레스가 편도 $18이고, JFK에서 호텔 앞까지 데려다주는 공유 셔틀은 1인 $35 정도입니다. 지하철보다는 비싸고 택시보다는 쌉니다.

가장 큰 장점은 짐을 버스 짐칸에 넣고 빈손으로 앉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14시간을 날아온 사람에게 이게 작은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짐칸이 곧 단점이 됩니다. 버스는 중간에 여러 번 섭니다. 설 때마다 누가 내 가방을 꺼내 가지는 않는지 신경이 쓰입니다. 잠들지도 못하고 창밖을 보게 됩니다. 쉬려고 탔는데 쉬지를 못합니다.

  • 정체에 걸리면 답이 없습니다 — 링컨 터널이나 미드타운이 막히면 한 시간이 두 시간이 됩니다
  • 배차 간격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 20분 간격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대로 오지 않는 날이 많습니다
  • 공유 셔틀은 내가 마지막일 수 있습니다 — 다른 손님 호텔을 먼저 들르면 한 시간을 더 탑니다

권해 드리는 경우 — 일정이 여유롭고, 짐은 있는데 예산은 아끼고 싶으실 때. 다만 도착 당일에 다른 약속이 있으시면 권하지 않습니다.

우버 · 리프트 — 편한데, 날씨에 배신당합니다

장점은 분명합니다. 터미널 밖 지정 승강장에서 타고 호텔 앞까지 한 번에 갑니다. 앱에 요금이 먼저 뜨기 때문에 기사와 돈 문제로 실랑이할 일이 없습니다. 영어가 부담스러운 분께는 이게 큰 안심입니다.

문제는 세 가지인데, 셋 다 겪어보기 전에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1. 할증

출퇴근 시간,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에는 요금이 평소의 두세 배까지 올라갑니다. 평소 $70이던 구간이 $150을 넘기는 날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런 날은 돈을 더 내겠다고 해도 차가 안 잡힙니다. 다들 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앱을 켰는데 배차가 안 되는 상황 — 짐 들고 선 채로 20분, 30분이 지나갑니다. 이때가 여행 첫날의 가장 지치는 순간입니다.

2. 차 안 상태

뉴욕주는 2021년부터 기호용 대마초가 합법입니다. 그래서 차 안에 냄새가 배어 있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불쾌해도 위법이 아니라서 항의할 근거가 없습니다. 창문을 열고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차가 지저분한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옐로캡과 달리 개인 차량이라 청결 기준이 제각각입니다. 돈은 돈대로 내고 40분을 불편하게 앉아 오게 됩니다. 평점을 보고 고를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요.

3. 연착

비행기가 두 시간 늦으면 앱으로 부른 차는 이미 없습니다. 다시 잡아야 하고, 그 시간대의 요금을 다시 받습니다.

한국 번호로 쓰실 거면 한국에서 미리 앱을 깔고 결제 카드까지 등록해 두세요. 도착해서 공항 와이파이로 가입하다가 인증 문자가 안 와서 못 쓰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한인 택시 — 무난한 선택입니다

요금대는 우버·리프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신 세 가지가 낫습니다.

  • 말이 통합니다 — 호텔 이름을 몇 번씩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 연착에 유연합니다 — 비행기가 늦으면 기다려 줍니다. 앱으로는 안 되는 일입니다
  • 요금이 미리 정해집니다 — 할증으로 갑자기 두 배가 되지 않습니다

단점은 한 가지인데, 이게 생각보다 자주 걸립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가 도착하면 그 비행기에서 내린 분들이 한꺼번에 한인 택시를 찾습니다. 차가 한정되어 있으니 순서를 기다리게 되고, 짐 찾고 나와서 30분, 40분을 서 계시는 경우가 생깁니다.

미리 예약해 두시면 이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당일에 전화해서 잡으려 할 때 생기는 일입니다.

저희는 조금 다르게 합니다

나의뉴욕의 공항 픽업은 데려다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픽업과 동시에 그날 투어를 시작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맨해튼 호텔 체크인은 대개 오후 3시나 4시입니다.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도착하시면 방에 못 들어가십니다. 그 몇 시간을 로비에서 앉아 계시거나, 짐을 맡기고 낯선 거리를 헤매시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공항에서 모신 뒤 바로 맨해튼을 돌고, 체크인 시간에 맞춰 호텔에 내려 드립니다. 버려질 뻔한 반나절이 여행의 첫날이 됩니다. 짐은 차에 그대로 실려 있으니 끌고 다니실 일도 없습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 혼자 배낭 하나 메고 오시는 분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그때는 에어트레인과 지하철이 낫습니다. 저희가 필요한 건 짐이 많거나,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이거나, 늦은 밤에 도착하시거나, 첫날부터 시간을 아끼고 싶으신 경우입니다.

$40을 아끼려다 하루를 잃는 일

여행 첫날은 시차 때문에 이미 몸이 힘든 날입니다. 그런데 그 힘든 몸으로 호텔까지 가는 일부터 고생을 하고 나면, 도착한 날 저녁은 그냥 누워서 끝납니다. 다음 날까지 영향이 갑니다.

비행기 값을 내셨고, 호텔 값을 내셨고, 회사나 가게를 며칠 비우고 오셨습니다. 그 며칠 중 하루를, 택시비 30달러 40달러를 아끼려다 반쯤 날려버리는 것이 과연 남는 장사인지는 한 번 따져 보셔야 합니다.

저는 여행의 가격은 낸 돈이 아니라 만족도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돈을 내고도 만족하지 못했으면 그 경비가 아까운 것이고, 적은 돈을 내고도 충분히 만족하셨으면 아깝지 않은 것입니다. 숫자만 볼 게 아니라 내가 겪은 고생과 남은 기억까지 넣어서 계산해야 맞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비싼 걸 타시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혼자 가볍게 오셨으면 지하철이 정답입니다. 다만 짐과 인원과 도착 시간을 보고 정하시라는 것입니다. 값만 보고 정하면 첫날을 잃습니다.

한 가지 더 — 2026년에 바뀐 것

예전 여행기에 나오는 메트로카드는 2026년 중에 완전히 없어집니다. 이제는 OMNY로 바뀌었습니다.

  • 한국에서 쓰시던 신용카드나 애플페이·구글페이를 개찰구에 그대로 대면 됩니다. 카드를 따로 살 필요가 없습니다
  • 지하철·버스 기본요금은 $3입니다
  • 에어트레인은 별도 요금이고, 정기권으로는 탈 수 없습니다

블로그에서 “메트로카드를 사서”로 시작하는 설명을 보시면 오래된 글입니다. 그대로 하시면 공항에서 헤매십니다.

2026년 9월 기준 · MTA, NJ 트랜짓, 포트오소리티 공식 요금과 뉴욕주 법령을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요금과 운행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직전에 한 번 더 확인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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